/정혁준 지음/에쎄 발행ㆍ400쪽ㆍ1만5,000원
"1999년 여고생 임은경의 신비로운 눈망울을 담은 '스무 살의 TTL'에 KTF 사람들은 절망한다. 2007년 서단비가 온몸을 흔들며 '쇼를 하라'고 외쳐댄다. SK텔레콤 사람들은 좌절한다."(138쪽) 이동통신 업계의 영원한 맞수가 주고 받은 도전과 응전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맞대결이 집성됐다. '라이벌노믹스'(rivalnomics)'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한 맞수 기업들의 대결, 이 책에 실린 국내 52개 기업의 맞대결 양상은 중원을 두고 쟁투하던 호걸들과 진배없다. 책은 기업가 정신, 위기 극복, 도전과 응전, 강점 계발, 적자생존, 스토리(콘텐츠) 계발, 여성성 공략 등의 범주로 나눠 한국 기업의 발전사를 게임 이론의 관점에서 탐구했다.
LG전자를 벤치마킹하던던 '만년 2위' 삼성전자가 반도체D램 세계시장 점유 1위로 대세를 점하게 되는 양상, 불황기의 소비자 심리를 파고든 GS홈쇼핑과 CJ오쇼핑, 카드대란 사태를 역발상으로 치고 나간 현대카드와 KB카드,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전개된 신한은행 대 우리은행의 맞대결 등이 그려진다. 영원한 맞수들 간의 쟁투 양상에 초점이 맞춰진 책은 외형적으로는 현대 한국의 경제발전사이면서, 기업가 정신과 그에 따른 게임의 논리를 극적으로 예시한다.
단락 말미에 팁을 두어 스타 동원, 홍보 전략, 마케팅 아이디어의 비교 등 맞대결의 요점을 짚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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