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쌍용차 노사문제에 대해 자동차산업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어떤 입장과 생각을 갖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렛잇비(let it beㆍ그냥 내버려 두다)'다. 사실 지경부의 입장은 '선 구조조정 후 정상화'라는 방침을 법정관리인을 통해 충분히 전달된 상태.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그냥 지켜보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노조가 공장을 불법 점거하고 생산을 막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시나리오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쌍용차 사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 앞으로도 그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산업 주무부처가 파산을 유도 내지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쌍용차가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경우 기업에겐 노사관계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고, 자동차 산업 측면에선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에 대항해 GM대우와 르노삼성을 하나로 묶어 보다 강력한 경쟁구도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가 정부의 무개입 입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이미 경쟁력을 더 이상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보다 강력한 산업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는 부분적인 과잉설비에는 동의하나 문제의 해법은 역시 쌍용차의 경쟁력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과잉인력을 조정한 뒤 현실적으로 경쟁 가능한 분야에 집중해 쌍용차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파산 유도'시각에 대해 지경부는 "정부 차원에서 특정기업의 파산을 방치한다는 말은 있을 수도 없고 더구나 GM대우와 르노삼성의 주인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의로 구조조정을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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