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기도회는 안전상의 문제로 취소됐습니다. 당분간 시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집단기도회는 열리지 않으니, 각자 집에서 기도 생활을 해주십시오."
10일 오전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의 위구르족 최대 상점거리인 얼다오차오(二道橋) 주변에 있는 이슬람사원 칭전스(淸眞寺)와 사라스(撤拉寺) 등을 찾은 수 많은 남녀노소 위구르인들은 자물쇠로 굳게 잠긴 사원 정문 앞 공고문을 보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유혈 시위 발생 1주일째를 앞둔 이날 우루무치 시내 이슬람 사원들에 대한 임시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5일 사태 발발 이후 집단기도회를 불허한 채 개인기도만을 허용해온 중국 정부가 시위 후 첫 금요기도회를 앞두고 아예 사원을 폐쇄한 것이다. 위구르인들의 집회와 모임 등을 철저히 봉쇄, 사태 확산을 막으려는 최강수이다. 중국 정부는 금요기도회가 열리는 이날이 사태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위구르인 아니얼(阿尼爾ㆍ40)씨는 "차별과 분열, 갈등으로 흐트러진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기도회에 왔다"며 "정부가 이젠 안전상의 이유로 종교의 자유까지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융화 정책을 버리고 철저한 통제 정책을 택했다"고 격분했다.
한편 우루무치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9일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에서 사상정치공작을 강화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사회안정을 호소하는 선전 홍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마이창(賽馬場) 등 위구르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거리 곳곳에는'민족단결','분열주의자 척결','폭력범죄 엄단'이라는 구호가 적힌 붉은색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또 흰색 관용차량들이 번갈아 골목 골목을 돌며 한족과 위구르족간 화해와 동포애를 호소하는 선전 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우루무치를 탈출하는 위구르인들도 늘고 있다.
시위 주모자 및 폭행 가담자에 대한 검거 선풍이 일면서 위협을 느끼는 위구르족과 추가 폭력사태를 우려한 한족 농민공들이 대거 기차역과 버스터미널로 모여들고 있다. 상당수 위구르인들은 신장 남부 위구르족들이 많이 모여 사는 카스(喀什ㆍ카슈가르) 등을 향해 떠났다.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40대의 한 위구르 남성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친척들이 사는 카스로 무작정 떠난다"며 "우루무치는 더 이상 위구르인들의 고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루무치=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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