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7ㆍ5사건을 '유혈시위사태'라고 쓴 기사를 한국일보에서 읽었습니다. 시각이 중국 언론과 너무 달라 경악할 정도였습니다. 중국 언론은 해외 분리ㆍ독립주의자의 획책과 선동으로 일어난 음모적인 폭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일보 등 외신은 위구르족의 증언을 통해 중국의 차별과 불평등, 그들의 피해의식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위구르인의 계획적이고 일방적인 한족 집단테러인가요, 아니면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우발적 유혈사태인가요.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원인은 아직도 미스터리
중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 우루무치의 유혈시위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째인 12일 베이징위엔(北京語言)대 한국어학과에 다니는 중국 여학생이 보내온 이메일이다.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4시간 정도 날아가 5일 동안 현지를 취재하며 느낀 것은 한족과 위구르족의 첨예하고 뿌리깊은 불신 반목 갈등이었다. 봉합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근본적인 이질감이 양측의 의식에 상존하는 것이다.
184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친 사건의 구체적 원인을 중국 당국은 아직도 시원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원인 공개보다는 수습과 사회 안정이 시급하기 때문에 한 쪽에 불리한 이야기를 밝힐 경우 후폭풍이 몰아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우루무치 위구르족과 한족의 목격담도 상반된다. 위구르족은 위구르족 2명이 6월 26일 광둥성 완구공장에서 무고하게 사망한 사건에 대한 공평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한 평화적 시위가 갑자기 폭력적으로 바뀐 데는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족은 위구르족의 무자비하고 잔혹한 살인과 파괴행동 등 폭동만을 기억하며 분노하고 있다. 양쪽 모두 피해자고, 상대를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3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도 이후 140명, 156명, 184명으로 늘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가 사망자를 조작했다고 비난한다. TV에서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점도 이상하기는 하다. 사회안정을 자극하는 어떠한 움직임이나 분위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철저한 통제시스템이 무서울 뿐이다.
우루무치의 한족과 위구르족은 주거지역이 이분화돼 있다. 시 북쪽에는 한족이 모여 살지만 남쪽은 위구르족 집단거주지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남북 대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베이징과 2시간 시차가 나지만 베이징시간을 쓰고 있다. 하지만 위구르족은 이슬람 예배시간이나 상점 영업시간 등에 자신들의 신장 시간을 사용한다.
21세기 중국의 가장 큰 도전
위구르족과 한족은 생활방식, 문화, 문화, 언어, 종교 등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중국은 한족과 위구르족을 하나로 묶어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고심했다. 하지만 실제로 내놓은 카드는 위구르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사상적 통일감의 고취뿐이었다.
후진타오 주석은 소수민족 전문가다. 티베트성 당 서기를 지낸 후 주석은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효과적으로 진압한 공로로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그런 후 주석이 페르시아어로 '단결'이라는 의미를 가진 가장 독립 지향적인 소수민족 위구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후 주석은 외부 세력을 주동자로 규정하고, 그들에 대한 엄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안으로는 위구르족의 정서를 달래는 유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의 중국에게 55개 소수민족 문제는 가장 큰 도전이다.
장학만 베이징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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