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과,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 권한 대행이 쿠데타 이후 처음 만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9일(현지시간) 산호세에 있는 오스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사저에서 회담을 갖는다.
AP통신은 "양측이 미국, 미주기구(OAS) 등의 압력으로 대화의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셀라야 대통령이 8일 회담 참석을 위해 코스타리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첼레티 권한 대행도 이날 코스타리카에 도착해 "니카라과 정부가 셀라야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비행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뤄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셀라야 대통령은 코스타리카 도착 성명에서 "나의 대통령직 복귀를 제외한 안건은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그는 "쿠데타 세력의 항복 선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첼레티 권한 대행은 이에 맞서 "셀라야의 대통령직 복귀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셀라야는 대통령 임기 연장을 위해 헌법을 유린했으므로 그의 하야는 합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AP통신은 "셀라야가 대통령직에 복귀하고 잔여 임기 6개월을 채우되 차기 대권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을 포기하도록 하는 중재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셀라야 대통령 귀국에 반대해온 온두라스 대법원도 최근 의회가 사면령을 내리면 그가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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