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7일부터 2일 간의 폴란드 방문에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최종 타결을 위한 설득에 온 힘을 기울였다. 폴란드는 헝가리 이탈리아와 함께 관세환급 등의 비율 문제로 FTA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이 막판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요8개국(G8)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와 함께 폴란드를 방문지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 대통령은 8일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교 20주년의 의미를 평가하면서 FTA 문제를 화두로 올렸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ㆍEU 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FTA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며 "FTA 체결로 양국 간 교역 및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사업 ▦원자력발전소 1, 2호기 건설사업 ▦고등훈련기 도입 중심의 방위산업 협력 등 3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 카친스키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도날드 투스크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FTA 타결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면서, 에너지 인프라 건설과 무역 및 투자 확대 등 양국간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에서의 다른 일정에서도 FTA 타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7일 바르샤바 영빈관에서 가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7,8 월 중 최종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오랫동안 협의해 왔으므로 대략적 내용은 합의됐고, 몇몇 개별국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가 유럽에 수입되면 유럽자동차의 판매가 격감할 것'이란 지적과 관련, "한국차는 값싼 차가 아니며 가격 면에서 유럽차와 비슷하다"며 "한국에 유럽차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FTA 체결 시 유럽차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FTA 체결이 양측에게 윈ㆍ윈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날 앞서 열린 한ㆍ폴란드 경제협력 포럼에서도 이 대통령은 "FTA가 효력을 발휘하면 관세장벽이 낮아져 무역이 늘어나고 상호 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한국기업의 폴란드 진출도 늘어나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EU 측과 최종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일부 국가가 완전히 동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각국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EU 집행위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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