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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 시위 재발 소문에도 '올스톱 도시' 기력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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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 시위 재발 소문에도 '올스톱 도시' 기력 되찾아

입력
2009.07.1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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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등으로 무장한 3만의 병력이 배치된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는 9일 소요사태가 한 고비를 넘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버스, 택시 운행이 정상화했고 은행과 상점이 문을 여는 등 3일간 정지했던 도시 기능이 되살아 나고 있다. 그러나 위구르인 밀집 지역에서 시위가 재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팽팽한 긴장은 여전하다. 위구르족 무슬림들이 금요집단예배를 위해 모여드는 오늘(10일)이 또 다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구르인이 집단 거주하는 사이마창(賽馬場) 등 도시 남부에는 무장경찰과 인민해방군이 곳곳에 배치됐지만, 문을 닫았던 상점들이 이날 오후 셔터를 올리고 영업을 시작했다. 전날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불안에 떨며 3일간 두문불출한 위구르인들은 삼삼오오 거리로 나와 얘기를 나누는 등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30대 한 위구르 남성은 "더 이상의 소요는 한족이나 위구르족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중국정부가 속히 실종자 신원을 파악하고 피해 대책을 세워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사태로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모두 1억 위안의 위로금을 지원하겠다는 '당근'과 함께 "잔인한 수단으로 살인을 일삼은 이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지 않고 극형에 처할 것"이라는 '채찍'을 내놓았다. 특히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고 급거 귀국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정치국 상무회의를 주재한 후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건을 배후 조종한 이와 폭력 행위를 저지른 이들은 엄중 처벌할 것"이라며 강경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한(漢)족 밀집지역인 베이징루(北京路) 등 시 북쪽지역의 경우 간선 도로에 배치된 무장 경찰들의 모습을 제외하면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듯하다.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공원을 거닐고, 주부들은 시장에서 분주히 생필품을 샀다. 그러나 이 지역 모퉁이의 한 위구르 음식점만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한족과 위구르족간 갈등이 한동안 풀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행인은 "우리는 정부의 사망자 명단 및 피해 집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 발표 후 양측간 갈등이 또 한 차례 표면화하면서 큰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불에 탄 9명의 시신에 대한 DNA 검사를 진행하는 등 사망자 및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파장을 우려, 발표를 미루고 있다.

현지 위구르인들과 위구르족 해외 망명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WUC)는 위구르인 사망자만 700~800명에 이르고 한족은 150명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한족들은 사망자 대부분이 한족이라고 반박한다.

한편 대한항공 우루무치 지점은 유혈 시위가 있던 7일 한국 관광객 120명이 우루무치에 도착, 현재 신장 일대에서 관광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루무치=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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