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전국 최초로 노숙자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 들어섰다. 인천시는 중구 인현동에 노숙자들을 위한 전용 문화 쉼터인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를 개설했다고 9일 밝혔다.
2층 규모의 이 센터에는 노숙자들을 최대한 배려한 각종 문화 및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노숙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발 냄새라는 점을 고려해 1층 입구에 따뜻한 물로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실이 마련됐고, 그 옆에는 최신형 컴퓨터를 갖춘 정보검색실과 도서실, 영화 상영실이 갖춰졌다.
2층에는 빨래방과 샤워실, 수면실, 휴게실이 자리잡았다. 더러워진 옷을 세탁기에 넣고 샤워를 마친 손님들은 건조기에서 자신의 옷이 마르는 동안 빨래방에 비치된 간이복으로 갈아입고 낮잠을 자거나 TV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센터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노숙자 손님들을 맞이한다. 센터에는 천주교 사회복지회에서 파견된 사회복지사 1명과 자원봉사자 2명이 상주하면서 취업알선과 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곳은 노숙자 무료급식소로 유명한 민들레국수집의 주인 서영남(56)씨가 지난 6년간 구상해 온 야심작이다. 건축비 등 3억2,000만원은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복지회가 지원했다.
서씨는 "2003년 4월1일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한 뒤 수많은 노숙자 손님들을 접하면서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삶의 이유를 깨닫게 해 줄 문화적 배려라는 생각에서 이 센터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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