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최고급 양주를 즐겨 마셨다는 법정 진술이 또 나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 심리로 열린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L호텔 식당 지배인 안모씨는 2006년 4월 박 전 회장이 판매가 230만원인 로열살루트 38년산을 주문해 마셨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당시 그 술을 주문한 사람을 '얼굴이 검고 나이 든 사람'으로 기억하며,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동안 로열살루트 38년산을 주문한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씨는 이날 모임에 누가 참석했는지, 이 의원이 함께 있었는지 등은 기억하지 못했다.
박 전 회장이 최고급 양주를 아무 거리낌없이 주문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1일 공판에서도 이광재 의원은 "그때 호텔 지하에서 만났을 때 발렌타인 30년산 시키셔서 제가 부담된다고 가격이 싼 술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박 전 회장의 기억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 수감되기 전, 박 전 회장은 가끔 자택 주변 구판장에서 허름한 차림으로 발렌타인 30년산을 들고 와 과자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언제나 승용차 트렁크에 발렌타인 30년산 양주를 몇 병씩 싣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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