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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열전! 추억 속으로] 올림픽 금메달 4개 신궁 김수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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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열전! 추억 속으로] 올림픽 금메달 4개 신궁 김수녕

입력
2009.07.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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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은 84LA올림픽부터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6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을 독차지 했을 정도로 한국스포츠의 소문난 효자종목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꼽자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 수많은 명궁 가운데 역대 최고 궁사는 누굴까?

양궁 국가대표 장영술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김수녕(38)을 꼽았다. "활 쏘는 실력과 집중력, 위기관리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김수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 역대 최고 궁사다." 한국인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의 주인공 김수녕은 신궁(神弓)으로 불린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대학원생

신궁(神弓) 김수녕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옆 환구단 앞에서 만났다. 88서울올림픽 시절 앳된 얼굴이 그대로 남았을까. 해외 바이어와 상담 중인 사업가가 김수녕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아직도 절 알아보는 분들이 계세요." 활을 내려놓고 두 아이의 학부모로 돌아간 김수녕은 경희대 스포츠산업경영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늦깎이 대학원생이다.

김수녕하면 떠오르는 명언이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집중한다는 뜻으로 김수녕이 남긴 말이다. 언제, 어디에서,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말문이 탁 막혔다.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냈다는 건가? "그런 요지로 이야기하긴 했는데…. 그렇게 멋진 말은 아니었을걸요. 기자분이 듣기 좋게 요약해 주셨죠. 토씨 하나까지 그렇게 말하진 않았어요." 득과 실을 계산하기는커녕 지독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는 성격이었다.

천하제일 집중력 비결은?

김수녕은 화살 한 발에 승패가 결정되는 승부처에서 특히 더 강했다. 이런 이유로 각 대학과 기업에서는 위기관리와 집중력에 대한 특강 요청이 쏟아진다.

"집중력은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써지는 게 아니에요. 평상시에 훈련돼 있으면 자연히 나와요." 신궁의 비법은 간단하고 명쾌했다. '평소에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이네요'라는 반응이 대다수. 실망의 간접 표현일지도 모른다. 김수녕은 "보통 사람은 평소에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세계 정상에 오른 비법은 단순했다.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지키는 게 어려운 법. 항상 정상을 지킨 비결이 궁금했다. "최대한 집중해서 훈련을 빨리 마치고 남이 활 쏘는 걸 관찰했어요." 자신과 남의 자세를 비교하면서 분석했고, 이튿날 무서울 정도로 집중해서 연습했다. "흔들림이 없다고요? 연습할 때처럼 하면 돼요. 올림픽 결승에서 떨리지 않았냐고요?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단, 연습할 때 잘해야 돼요."

조준기 없다고 10점 못 쏘나?

장영술 감독은 김수녕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국제대회에서 조준기가 엉뚱한 곳을 겨냥했지만 끝까지 조준기를 맞추지 않고 활을 쏘았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다.

"일단 조준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10점을 쏠 자신이 있었어요." 평상시에 훈련돼 있으면 어렵지 않단다. "그리고 상대에 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할 때가 있어요." 심리전에서 질 수 없다는 뜻. 역시 강심장이다.

활을 내려 놓은 신궁의 현재 신분은 대학원생. 조카뻘인 동료와 함께 영어 원서로 공부하고 노트북을 이용해 발표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김수녕은 두려움이 없다. "영어가 어렵지 않냐고요? 열심히 하면 되죠. 수업할 때 발표가 어설프지만 그냥 최선을 다해요. 모르면 배우고, 알면 최선을 다하고." 신궁 김수녕이 들려준 성공의 비법은 단순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평소에 최선을 다하라!"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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