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강원 평창의 용평리조트는 특별한 손님을 맞는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석하는 세계의 유명 연주자들과 악기 전공 학생들, 그리고 이들의 연주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다.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피서도 하고 음악도 즐기는 축제다.
교수와 학생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음악학교, 연주자와 관객이 만나는 음악회가 축제의 두 기둥이다. 제대로 된 콘서트홀이 없어서 강당에서 연주를 하는 상황이 아쉽긴 해도, 리조트 주변이나 로비, 식당 등에서 오다가다 마주치는 유명 연주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도 찍는 등 자연스럽고 가족같은 분위기는 이 축제의 장점이다.
제6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22일 개막, 8월 14일까지 용평리조트를 중심으로 강원도 여러 곳에서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이름에 무슨 의미가?'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구절,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도 여전히 향기로운데"에서 가져왔다. '사랑의 인사' '고래의 목소리' 등 표제가 붙어 있는 곡들을 위주로 음악회 프로그램을 짰다. 곡에 왜 그런 제목이 붙었는지 음악을 들으며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강효 예술감독(바이올린, 줄리어드음악원ㆍ예일음대 교수)은 7일 설명회에서 "작곡가가 각 표제를 어떤 음악적 향기로 표현하고, 관객은 이를 어떤 향기로 느끼는지 함께 경험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 크럼의 '고래의 목소리', 탄둔의 '고스트 오페라', 마우리치오 카겔의 '대결' 등 거의 들을 기회가 없는 곡들을 이번에 연주한다"고 소개했다.
축제는 22일 춘천의 명소인 죽림성당 연주회로 시작해 8월 14일 오대산 월정사 산사 음악회로 끝난다. 50회 이상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저명 연주가 시리즈다.
매년 7~8회 하는데 거의 매회 매진된다. 올해는 10회(31일, 8월 1, 2, 6, 7, 8, 9일 용평리조트, 8월 11일 원주 백운아트홀, 12일 강릉 문화예술관, 13일 춘천 문화예술회관)로 늘렸다. 표를 못 구한 관객들을 위해 용평리조트 잔디밭에서 공연 실황을 무료로 상영한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 편안히 누워서 연주를 듣는 것도 즐겁겠다.
올해 참가하는 유명 연주자는 해마다 이 축제를 찾는 세계적 첼리스트 알도 파리소를 비롯해 지안왕, 정명화, 김남윤, 김지연, 이고르 오짐 등 30여명, 학생은 오디션으로 선발한 13개국 180여명이다.
저명 음악가 시리즈 외에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음악가와의 대화, 학생 연주회, 잔디밭 영상음악회가 용평리조트에서 매일 이어진다. 강원도 지역의 음악 전공 학생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와 1일 음학학교,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도 여러 곳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축제 홈페이지(www.gmmfs.com) 참조.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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