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개에 도움이 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물러날 각오가 돼 있다."
조건식(57ㆍ사진) 현대아산 사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 1년(7월 11일)과 직원 억류 100일째인 7일 월례조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아산이라는 배를 먼저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사장직 사임 등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 1,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해 누가 사장이냐, 직원이냐를 따질 때가 아닌 한계 상황"이라며 "직원 모두 한배를 탄 운명체로 생각하고 인내와 희망을 갖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비상경영의 마지노선을 올해 연말로 규정했다. 그는 "4월 200억원을 증자해 10개월 정도 버틸 여력은 마련했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계속 단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달 초 재차 구조조정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미납된 급여와 상여금을 지급하려는데, 70% 이상이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받겠다고 해 마음이 뭉클했다"며 "직원들의 뜨거운 마음에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연말까지는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억류된 유씨와 관련해서는 북측에 서운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 사장은 "북측이 남북 합의대로 한다고 하는데, 유씨에 대해 장기간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유씨의) 건강은 이상이 없고 잘 지내고 있다는 통보를 수시로 받고 있으며, 북한이 자체 형법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사회주의권 국가에서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기간이 최대 4개월에서 6개월이었던 전례를 감안할 때 빠르면 이달 중 북측이 유씨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 사장은 "어둠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며 "모든 꿈과 소망, 비전을 잃지 않고 민족의 미래와 회사의 운명을 개척한다는 소신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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