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이 넘는 긴 여름방학에 돌입한 미국 청소년들이 경제난 탓에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다.
미국은 정부 지원을 통해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어나 각종 예능 실기를 배울 수 있는 공공 서머스쿨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청소년들이 여름방학을 서머스쿨에서 보내왔다.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방학을 이용, 미국 서머스쿨에 참여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비상이 걸린 주 정부들이 서머스쿨 예산을 대폭 삭감, 관련 프로그램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중산층 이상 자녀들이 참석하는 유료 사설캠프 참가 신청자도 급속히 줄고 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아메리칸캠프협회(ACA)가 399개 교육기관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 사설 서머캠프 절반 가량에서 등록생 수가 지난해에 비해 10~15% 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학부모들은 여름 캠프 등록 포기에 대해 "경제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고 밝히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플로리다주가 전체 학교의 서머스쿨 강좌를 폐지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 델라웨어, 캘리포니아, 워싱턴주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전했다. 한인 교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장애인 대상 서머스쿨을 제외한 모든 강좌에 대한 지원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약 1만5,000명의 학생들이 할일 없이 집에서 놀고 있어 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샌디에고, 롱비치, 새크라멘토 역시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감축했다. 캘리포니아주 학부모 조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여름 전체 서머스쿨 중 40%가 운영 프로그램을 축소했고, 20%는 아예 폐쇄됐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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