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기부 발표는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것인 동시에 친서민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조문정국을 거치면서 심화한 이념갈등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산 기부는 원래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이를 실행에 옮겨 대국민 약속을 지킴으로써 신뢰감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이 대통령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통합 사회통합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생각도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이날 재산 기부를 밝히면서 서민과의 공감대 확대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
이 대통령은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따뜻한 손길을 못 받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중학교 담임선생님, 시장 가게 아저씨, 청계천 헌책방 아저씨, 이태원 재래시장 상인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언급한 것이다.
또 자신의 재산 기부 역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임을 누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난하지만 저를 도와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 지금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 가는 분들을 위해 재산을 의미롭게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장학사업과 복지사업에 힘 쓸 것임을 밝혔다. "재산 기부라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해 기쁘다"는 말도 이 대통령의 기부에 대한 진정성 담보와 함께 서민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강조된 측면이 있다.
이와 함께 사회지도층에게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촉구한다는 솔선수범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게 기부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이 대통령이 보냈다.
앞으로 국가 정책도 이 대통령의 이런 친서민 행보와 맥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 강화와 친서민 대통령으로서 집권 2기를 본격적으로 펼쳐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엔 이 대통령이 만들어 가는 이런 새로운 이미지가 반대 세력들의 공격에 대한 보호막으로 일정 부분 작용할 것이란 정치적 고려도 들어있는 듯 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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