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실행 플랜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전 재산 가운데 서울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331억 4,2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재단에 출연, 청소년 장학 및 복지사업에 쓴다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의 아호를 딴 '재단법인 청계(淸溪)'는 건물 임대료 수입 등 연 11억원의 재원으로 형편이 어려운 고교생 등록금과 초ㆍ중ㆍ고교생 식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의 전 재산 기부 약속을 실행함으로써 이행이 지연되는 바람에 제기된 구구한 억측과 의구심을 말끔히 씻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대통령은 재단 출범에 즈음한 소회의 글에서 "일생 열심히 일하면서 모은 제 재산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라면서 "오래 전부터 정말 소중하게 사회를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뜻대로 꼭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이 재산이 투명하고 낭비 없이 지원됨으로써 장학 및 복지 재단 운영의 전범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 실천이 우리사회에 기부문화 정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세계적 부호인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의 기부 사례에서 보듯 선진국에서는 '많이 가진 사람들'의 기부문화가 일반화해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김밥 장사 등을 해서 어렵게 돈을 번 할머니들의 전 재산 기부 미담은 적지 않았지만 정작 부자들은 기부에 인색했다. 이 대통령의 전 재산 기부가 우리나라에서도 가진 사람들의 기부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대통령은 소회의 글에서 "사랑이 없는 물질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사회가 물질로써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인식은 중도를 강화해 사회통합을 이루겠다는 최근의 생각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그런 소망 아래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양극화 완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의 실현이 꿈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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