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완성차 메이커들이 벌써부터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말 본격 가동에 들어간 현대모비스의 경북 김천 램프공장. 이 공장 이우석 생산팀 부장은 "공장을 돌리기 시작한 지 한 달여 밖에 안됐지만 해외 선진부품 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불량률 및 자동화 측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며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찾아와 공장 시설과 생산 기술을 보고 수출 문의가 쇄도하고 있을 정도"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동차 램프는 그냥 전등이 아니다. 그 자체가 기술의 압축판이고, 안전주행의 필요조건이다. '진짜 명차는 램프도 명품'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
김천 램프공장도 이런 '명품 램프'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공장이 가장 중시하는 포인트는 '불량율 제로' 달성.
공장내 반사경(리플렉터) 사출 라인에서 기아차의 쏘렌토R의 헤드램프와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기아차 준대형세단 VG의 헤드램프가 생산되고 있었는데, 생산 공정 현황 모니터에선 '불량율 0'가 선명하게 표시되고 있었다. 이처럼 불량을 최소화 하는 데는 전동사출기, 도장작업기, 배광시험실, 내구 신뢰성 시험장비 등 생산 전 공정에 '풀 프루프(Fool Proof)' 시스템을 도입됐기 때문이다. 풀 프루프는 직전 공정 근로자가 작업 실수를 하더라도 이후 공정에서 자동으로 불량을 잡도록 한 일종의 '불량원천봉쇄 시스템'이다
전 공정이 자동화 되다 보니 투입 인력도 최소화됐다. 조립라인 등 각 라인 마다 4명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램프 공장의 30% 수준. 최용식 램프생산팀 차장은 "모든 공정이 자동화를 이뤄 근로자가 거의 필요 없을 정도"라며 "생산라인도 원자재 투입 등의 물류 동선을 고려해 직선화로 이뤄져 작업 시간도 빠르다"고 말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했음에도 불구, 부품경쟁력은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아무리 많은 차를 만들고, 좋은 차를 생산해도, 주요 부품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자동차 강국의 지속가능성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가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두각을 내기 시작한 것. 서열도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19위로 올라섰다.
김천 램프공장은 업그레이드된 현대모비스의 첨단 경쟁력이 집약된 결정판. 현대모비스는 2012년에는 램프 사업부문에서 연 매출액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녹색, 즉 친환경공법이다. 공장의 청정화 정도를 평가하는 '클래스(CLASSㆍ공기 1입방피트에 포함된 먼지수)' 모니터에는 '560'으로 나타나 있었다. 이는 기준치의 100분 1 수준에 불과한 수준. 통상 LCD, 광학렌즈, 마이크로 필름 제조 등 초정밀 제품 공정 시 5만 클래스 이하의 기준을 적용한다.
이처럼 현대모비스가 높은 수준의 청정도를 유지하는 데는 국내 기업 최초로 사출ㆍ표면처리ㆍ조립라인 등 주요 공정에 청정화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이우석 부장은 "최근 유럽 일본 등 해외 완성차업체들을 방문하고 부품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규모 헤드램프 수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천=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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