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외모가 경쟁력이라 한다. 외모의 사전적 의미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이다. 얼굴이 아름다우냐 아니냐를 떠나 단정하고 세련된 옷차림은 신뢰와 호감을 준다.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무성해도 자기계발서에 외모를 세련되게 연출하라는 조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단정하고 세련된 외모의 표본 중 하나로 꼽히는 아나운서의 스타일 연출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확성이 핵심인 뉴스를 전달해야 하는 아나운서는 세련돼 보이면서도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옷차림과 화장을 하기 때문이다.
KBS '뉴스 9' 조수빈 아나운서의 스타일리스트인 김경아씨, SBS '8 뉴스' 박선영 아나운서의 의상을 맡고 있는 유현경씨, MBC '뉴스데스크' 손정은 아나운서의 패션 연출을 담당하는 박소현씨에게 이들의 이미지 연출 비법을 들어봤다.
■ 신뢰감을 주려면 중성적인 느낌의 정장을
뉴스를 전달하는 여성 아나운서에게는 냉철해 보이는 이미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아나운서들은 여름에도 재킷을 반드시 입는다. 아나운서 대부분이 마른 체형이어서, 재킷을 입지 않으면 묵직한 느낌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뉴스 화면의 특성상 어깨가 비대칭을 이룰 경우 쉽게 눈에 띄는 것도 재킷을 입는 이유 중 하나다.
재킷 안에 장식이나 무늬가 많은 옷을 입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단순한 디자인의 블라우스를 입는다. 목이 너무 올라오는 옷은 답답해 보이기 때문에 주로 목이 드러나는 상의를 입는다. 아나운서 정장 스타일을 응용해 단추 하나로 잠그는 재킷에 소매를 걷고 바지 정장을 함께 입으면 멋스럽다.
■ 머리는 보브컷 단발에 드라이로 단정하게
3사 아나운서 모두 깔끔한 단발머리에 드라이로 정리한 머리 모양이다. 머리가 긴 아나운서는 얼굴이 작아 보이려고 하나로 묶은 머리 윗부분을 부풀리는데 이 모양이 아무래도 단발보다는 덜 깔끔해 보이기 때문이다.
스타일리스트 김경아씨는 아나운서식 머리 모양을 하려면 귀에서부터 살짝 층을 친 보브컷 단발을 할 것을 추천했다. 귀밑 3㎝는 너무 짧고 학생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목 중간까지 오는 귀밑 5㎝에서 8㎝ 정도가 좋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앞머리는 일자로 내리면 답답해 보이기 때문에 한쪽으로 살짝 쏠리게 드라이를 하는 것이 좋다. 드라이한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왁스 등으로 고정한다.
■ 화장은 이목구비가 뚜렷해 보이도록
아나운서가 화장에서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눈이다. 아나운서들은 또렷한 눈매를 강조하기 위해서 눈화장을 짙게 하는 편이다. 또한 얼굴의 좌우 대칭이 맞지 않으면 화면에서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대칭을 맞추는 데도 신경을 쓴다.
인상이 강한 편인 다른 뉴스 진행자에 비해 다소 부드러운 인상의 박선영 아나운서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젤라이너로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려준다는 것이 스타일리스트 유현경씨의 설명이다. 아이섀도는 오렌지 계열이나 펄감이 있는 갈색을 즐겨 사용한다. 손정은 아나운서 역시 눈이 부어 보이지 않으면서도 환해 보이는 갈색 섀도를 애용한다.
눈 외에 다른 곳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경아 스타일리스트는 "조수빈 아나운서는 생기발랄해 보이는 연분홍색 립스틱을 자주 쓴다"며 "립글로스를 너무 많이 바르면 입술만 화면에서 동동 떠다니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립스틱과 적절히 섞어 바른다"고 말했다. 볼터치도 자연스럽게 보이게 발라주며 눈썹 역시 굴곡이 심하지 않게 그려준다.
■ 장신구는 침형 귀걸이로 최소화하자.
화려한 장신구는 여자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지만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박소현 스타일리스트는 "장신구를 착용하면 아나운서보다 그쪽으로 시선이 가기 때문에 반지나 목걸이는 잘 안 하는 편"이라며 "귀걸이를 할 때는 귀에 딱 붙거나 귀에서 1㎝ 이하로 내려오는 것을 한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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