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3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촛불집회로 정부 여당이 난국에 빠졌을 때 대표직을 맡아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박 대표는 이후에도 각종 악재가 돌출되면서 악전고투를 계속해야 했다.
박 대표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물우물 하다 보니 1년이 돼 깜짝 놀랐다"며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아 해현경장(解弦更張ㆍ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매다)이란 말처럼 거문고 줄을 조여 서민들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외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당내 화합과 소통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지난달 친박 성향의 복당의원 18명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언급하며 "당협위원장 한 사람을 놓고도 서로 경합하는데 획기적 조치 아닌가"라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아무리 인색한 사람이라도 내가 그간 화합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의 이 같은 노력에도 친이 친박 간 갈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박 대표 스스로도 "근본적 화합이 좀 미진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근본적 화합을 위해 계속 몸 바쳐 노력한다면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이 말을 실천할 시간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ㆍ29재보선 참패 책임론 때문이다.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조기 전당대회론과 퇴진 압력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조기전대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라면 독자적 의견이 없다"며 "다른 의원, 당원들과 함께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심 원외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원내 진입 후 한 단계 도약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10월 재보선에 출마해야 하는데 당이 처한 위기 상황 때문에 이 역시 그리 쉽지 않다. 그는 출마에 대해 "결심에 두 달, 석 달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잘 좀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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