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8)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면계약 자작극에 이어 코칭스태프와 불화 뒤 무단 이탈. 이제는 전남 구단에 물어야 할 위약금을 놓고 이천수와 에이전트가 정반대 주장을 펼쳐 법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천수의 전 에이전트인 김민재 IFA 대표는 1일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 비즈니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언론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천수 측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구체적인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천수 측은 "위약금 문제로 코너에 몰리니까 그러는 것 같다. 상대가 법적 대응으로 나선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지 않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남은 이천수 측으로부터 내년 1월까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팀을 옮기면 위약금(3억7,500만원)을 물어야 한다는 계약서를 받았다. 이 계약서에는 이천수의 사인 없이 에이전트의 사인만 있다. 이천수 측이 에이전트가 선수 동의 없이 사인했으니 위약금도 에이전트 측이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이에 김 대표는 "에이전트는 선수에게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이천수가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해서 구단에 보증을 서는 의미였다. 이천수는 전남측에 연말까지 있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천수가 돈이 없다면서 대신 먼저 내주면 벌면서 갚겠다고 했다. 사실 이천수가 금전적으로 힘든 것을 알고 있었고 빌려준 돈도 있었다. 하지만 6월27일 이후 연락이 두절되더니 언론을 통해 전적으로 대리인인 나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이천수의 시나리오에 희생됐다고 항변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구단 숙소에서 마지막 미팅 내용을 녹취했다고 했다. 여기엔 이천수가 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걸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위약금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겠다. 그러나 금전적인 문제인 만큼 그냥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이날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 또 연맹과 구단은 이천수가 박항서 감독의 경기 출전 지시를 거부하고 팀을 무단이탈한데다 허위 사실을 언론에 퍼뜨린 점을 들어 상벌위원회 제소 절차를 밟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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