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국내 비판적 지성의 필독서이자 활동무대였던 월간 '사상계'가 내년 정식 복간을 앞두고 복간준비호로 2009년 6월호를 발행했다.
사상계는 1953년 4월 독립운동가 출신 언론인이자 정치인인 장준하(1918~1975)에 의해 창간된 뒤, 17년 동안 민주주의를 견인하고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혀 온 종합잡지다.
그러나 1970년 5월호(통권 205호)에 집권세력을 비판하는 김지하의 시 '오적'을 실었다는 이유로 강제 폐간됐다. 사상계는 2005년 교수신문이 분야별 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지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저술'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폐간 이후 1998년 6월과 2000년 7월에 각각 통권 206호, 207호가 한정본으로 발행됐지만 이것은 정기간행물 자격 유지를 위한 임시본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나온 복간준비호가 '사상계'라는 제호로 사실상 39년 만에 다시 발행된 잡지다.
발행인은 장준하의 장남인 장호권(60)씨로, 그는 2003년 사상계의 복간 준비를 시작해 2005년부터 웹진 형태의 e사상계(www.esasangge.com)를 운영하고 있다.
복간준비호는 격월간으로 정식 복간(2010년 6월 예정) 때까지 발행될 예정이며 정기구독자에 한해 판매한다.
철학자 박이문 연세대 초빙교수는 6월호에 기고한 '복간을 축하하며'라는 글을 통해 "사상계는 혼란한 시대 한국이 가야 할 길을 찾는 이들에게 지적 횃불 역할을 해 왔다… 오늘날 한국의 혼란은 사상계가 발간됐던 1950, 6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상계는 열정적이면서 품격을 갖춘 토론의 장이자 화합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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