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치솟는 물가로 주부들의 한숨 소리가 깊다.
올 여름 사상 최고의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 속에 조만간 인상되는 전기료는 또 다른 부담이다.
이런 주부들의 고민을 반영이라도 한 듯, 가전업계는 향상된 기능에 절약 혜택까지 겸비한 '그린 가전'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잘만 고르고 관리하면 전기료 절감 걱정을 10년은 털어버릴 수 있다는데…. 여름철 전력 소모가 커, 자칫 전기료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는 생활가전 제품 선택 요령과 똑똑한 관리 노하우를 살펴본다.
생활가전 구입시, 초절전 제품 선택은 에너지 절약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에너지 소비 효율은 소비량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되는 데, 등급이 높을수록 절약 상품이다. 하루 종일 가동되는 냉장고의 경우 1등급 제품이 3등급에 비해 약 23%, 세탁기는 1등급 상품이 3등급에 비해 29% 가량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일단 제품을 골랐다면 같은 등급의 에너지 소비 효율 제품에선 냉장고는 월간소비전력량(㎾/월)이 적을수록, 에어컨ㆍ선풍기는 소비효율(W/W)이 클수록, 세탁기는 에너지사용량비율(Wh/㎏)이 낮을수록 절전 제품군에 속한다.
초절전 제품을 구매했다고 전기료 절약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면 오산이다. 흔히 생활가전은 한번 구입하고 나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바른 관리법을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적은 전기료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여름철 활용 빈도가 높은 에어컨 사용 전, 필터 청소는 필수다. 겨우내 먼지가 쌓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어컨 필터 청소만 잘해도 연간 전기료를 13%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에어컨 운전 요령도 중요하다. 에어컨 사용 때, 창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만 막아도 냉방효율을 15% 이상 높일 수 있다.
여름철에 특히, 내용물이 많아지는 냉장고도 올바르게 관리하면 음식물을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밖으로 열을 방출하면서 안을 냉각시키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냉장고의 뒷면은 10㎝, 옆면은 5㎝ 이상 떼어 놓아야 냉각코일에 바람이 잘 통해 냉각 효율을 높여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또한 냉장고가 벽에 붙어 있거나 주위에 발열기구가 있을 경우엔 주위 온도가 올라 전기료도 10~20%가량 더 나온다. 냉장고 내부에 음식물을 보관할 때도 적당한 간격으로 여유 있게 두면 냉기 순환이 잘 되기 때문에 전기세가 절약된다.
빨래량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세탁기 사용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물 소비량을 줄여주면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탁기에 설치된 필터(보플 및 배수)에 보이는 이물질을 그대로 방치하면 배수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 달에 한 번쯤 청소를 해주는 게 유용하다. 세탁기를 욕실에 설치할 경우, 습기에 의해 고장 확률이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절전형 생활가전 제품이 고가이기는 하지만 한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 요금을 절약하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며 "청소 등 사후 관리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제품 수명 주기는 물론 전기료까지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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