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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협력업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상생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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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협력업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상생 선언

입력
2009.06.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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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파격적인 중소기업 상생 전략을 내놓았다.

협력업체들을 위해 인터넷TV(IPTV)와 이동통신망을 개방하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통화료도 깎아준다. 사업 및 기술개발, 해외 시장 동반 진출도 함께 모색한다. 이를 통해 KT는 2012년까지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조4,000억원의 부가가치, 1만6,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KT는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50여명의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방, 전략적 상호협력, 상생문화 정착을 골자로 한 상생전략을 발표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KT 주도의 폐쇄형 사업에서 벗어나겠다"며 "협력업체가 건강해야 KT도 성장하는 만큼 7대 중점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7대 과제란 개방형 사업모델, 가상이동통신 서비스, 사업개발 협력 강화, 중소상공인 지원, 중소 벤처기업 투자 강화, 글로벌 시장 동반진출, 정보기술(IT) CEO 포럼 개최 등이다.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

우선 KT의 IPTV와 이동통신망을 협력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즉,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처럼 협력업체들이 원격 검침, 모바일 교육, 금융, 보험, 게임, 전자책(e-북),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KT의 IPTV와 이동통신망을 빌려서 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 중 사업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합작 벤처 설립을 시도하고, 필요한 개발도구와 개방형 IPTV 시스템은 내년에 선보인다.

협력업체들의 경비를 줄여주는 실질적 방안도 내놓았다. KT와 협력업체가 사업 아이디어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홈페이지(ktidea.kt.com)를 개설하고, 중소 상공인들이 운영하는 100만개 업소를 선정해 인터넷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를 할 수 있는 무료 홈페이지를 9월 중 구축해 준다. 2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는 직원들의 업무용 유선전화 및 휴대폰 통화료를 깎아주는 별도 요금제를 3분기 중 제공한다.

KT의 상생협력 방안은 국제 무대로도 확대된다. 일본 통신업체 NTT와 진행하는 'KT-NTT 벤처포럼'을 아시아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아시아 벤처 포럼'으로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정보와 기술 교류를 위한 IT CEO 포럼을 9월에 개최한다. 또 22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협력업체에 투자를 진행한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

KT가 이처럼 파격적이고 구체적인 상생전략을 내놓은 배경에는 이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깔려 있다. 그는 "제 값을 내지 않으면 상응하는 손해를 본다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며 "협력업체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와 제품으로 KT에게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과거에 대한 뼈아픈 반성도 들어 있다. 이 회장은 "KT가 IT기업들의 가치를 파괴하면서 존재한다는 비판을 들었다"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취임 후 KT의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가없이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은 환상"이라며 "인사 및 보수제도 개편으로 직원들이 과거와 달리 열심히 일하면 보상을 많이 받고, 그렇지 못하면 전혀 다른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올 하반기 중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무선인터넷(와이파이), 3세대 이동통신을 하나로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 회장은 "3가지를 통합한 단말기 개발에 시간이 걸린다"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 서비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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