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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3> 게임한류 '허브'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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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3> 게임한류 '허브'를 만들어라

입력
2009.06.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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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이 곳을 위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분야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김상헌 NHN 대표, 5월 초 1분기 실적 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NHN의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고 있다. NHN은 특히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전초기지로 삼아 게임 한류의 '허브'를 구축, 해외시장 공략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4월 NHN의 수장에 오른 김상헌 대표가 제시한 미래 비전 청사진에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최전선에는 이미 NHN 게임 사업 부문이 고군분투해 왔다. NHN은 10~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게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힘입어 검색시장 진출 등 전체적인 중국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국 게임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

NHN이 사활을 걸고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뭘까.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단기간에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 특유의 무궁무진한 잠재적 성장성 때문이다.

실제 중국 현지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03년 20억위안에 그쳤던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2006년 76억8,000만위안으로 급증했고, 올해 연말에 310억8,000만위안, 2012년엔 686억2,000만위안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NHN 차이나 게임 비즈니스팀 배병화 팀장은 "중국도 글로벌 불황의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곳 온라인 게임시장은 매년 5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예컨대 한국에서 신작 게임의 수명은 대개 5개월이지만, 이제 막 온라인 게임에 눈을 뜨면서 이용자 층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선 10개월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은 그 만큼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지 환경은 중국과 문화적으로 유사하고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 개발 능력을 갖춘 한국의 게임 업계에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베이징(北京) 왕징(望京) 150석 규모의 컴퓨터(PC)방을 관리하고 있는 딩쥔(丁軍ㆍ28) 3차원 입체 그래픽이 뛰어난 한국산 게임들이 PC방을 자주 찾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PC방에 들어오자마자 ''".

■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한다

NHN은 이런 '기회의 땅'을 잡기 위해 현지 포털업체 '렌종(联众ㆍwww.ourgame.com)'을 거점으로 활발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NHN이 2004년 6월부터 중국 하이홍(海虹)사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렌종은 회원 수 1억7,000만명과 최고 동시접속자 수 75만명을 보유한 현지 온라인 게임 포털.

사이트 개설 초창기에 포커나 바둑, 장기와 같은 웹보드 게임 위주로 서비스를 시작한 렌종은 이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 '삼국책', '스타가든' 시리즈와 같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등 약 240개의 맞춤형 게임을 중국 전역에 제공하며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렌종은 2006년 10월 '차이나조이 우수게임 평가대전'에서 '최우수 캐주얼 게임 플랫폼상'을, 2008년 1월에는 중국신문출판총서가 주관하는 '최우수 캐주얼 온라인 게임 운영 사이트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렌종은 또 2008년 매출 1억4,005만위안과 영업이익 1,047만위안을 달성하며 경영실적에서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

렌종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틈새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렌종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격투 장르에서 <정무세계> 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등 아시아 4개국의 생동감 넘치는 전통 무술을 배경으로 구성된 <정무세계> 는 통쾌한 액션과 타격감이 가미됐다는 평가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면서 벌써부터 현지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전체 온라인 게임시장의 약 80%를 점하는 롤플레잉게임(RPG)과 전략시뮬레이션게임(RTS) 분야에서도 신작들을 준비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갈 태세다. 중국 인터넷 업체들과 다방면에 걸친 제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NHN 게임 사업 분야를 전담하고 있는 김정호 한게임 대표는 "NHN이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렌종'을 성공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안착 시켰다면, 이제는 양질의 콘텐츠와 고도의 서비스, 현지화 전략 등으로 중국 최고 게임 포털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경식 NHN 중국법인 대표

"연초 세웠던 매출목표 400억원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유지는 무난할 것으로 본다."

중국 현지 게임 포털인 렌종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경식(44) 사장이 전망한 올해 경영 전망은 무척 밝았다. 6월 1일부로 NHN 중국법인 대표까지 겸임하게 된 그는 NHN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자연스럽게 중국 현지 문화를 흡수하면서 게임 이용 계층을 늘려가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또우디쥬(斗地主ㆍ우리나라의 고스톱과 유사)나 마작, 장기 등 중국 전통 게임에 특정 임무를 부여하는 시스템과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가미해 출시한 '크레이지 두지주', '크레이지 마작' 같은 현지 특화형 게임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NHN 중국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오 사장은 렌종의 매출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물론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끊임없는 연구ㆍ개발(R&D)이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잊지 않았다. "게임 기획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나라에 앞서 있고,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새로운 게임을 유사하게 복사해 유통 시키는 능력은 중국이 탁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만한 신작들을 계속해서 출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게임 한류 열풍에 취해 변화의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NHN이 온라인 게임 실행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내 컴퓨터(PC)에 내려 받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웹게임 영역을 틈새시장으로 개척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국 현지 게임 개발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웹게임 초기 시장 진출에 대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지만, 변화 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것 또한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캐주얼과 1인칭슈팅(FPS), 비행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로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게임 한류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오 사장의 남다른 각오가 해외로 뻗어나가는 NHN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베이징=허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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