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여는 사람보다는 닫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요즘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불안심리도 여전한 데다 정부 경기부양책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수도권 거주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계의 소비인식 변화와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소비지출 전망에 대해 '줄이겠다'(24%)는 응답이 '늘리겠다'(12%)보다 두 배나 많았다. 나머지(64%)는 '상반기와 비숫하다'고 답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가구가 줄어든 가운데 특히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가구에선 지출증가에 고개를 끄덕인 가구는 하나도 없었다.
하반기 지출감소 이유에 대해서는 '경기불안 지속'(47.5%)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소득감소(18.3%), 고용사정 악화(15.0%), 가계부채 증가(13.3%), 자산가치 하락(5.0%) 등의 순이었다.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가 이처럼 큰 탓에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에 대한 소비진작 영향에 대해서는 '별 영향 없다'(79.4%)는 응답이 '도움이 된다'(20.6)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경기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41.8%가 '2010년 하반기'로 전망했고 ▦'2010년 상반기'가 37.2% ▦'2011년 이후'는 14.4%, 그리고 '올 하반기'란 응답은 6.6%에 불과했다.
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보듯 대다수 가계의 소비심리가 아직도 얼어 있다"며 "경기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세금감면, 저금리, 재정지출 확대 등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소비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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