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경제가 어려워 자기만 생각하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이런 이웃사랑과 공동체 의식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평택시와 그곳 중소기업들의 '1사 1인 채용 운동' 을 보면 그렇다.
알다시피 평택은 쌍용차 공장과 협력업체의 근로자 1만 명과 그 가족들이 살고 있는 '쌍용차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그곳에 지난달 쌍용차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평택시 공무원들이 발벗고 나섰다. 관내 기업들을 찾아 다니며 도움을 호소했고, 기업들도 이웃의 고통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다. 한 달만에 164곳에서 쌍용차 구조조정 대상(2,646명)의 절반 가까운 1,138명을 연말까지 채용 보장했다는 흐뭇한 소식이다.
평택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업들이 동참을 한 데는 쌍용차 추락에 따른 지역경제의 위기 의식이 물론 큰 작용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런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곳 중소기업이라고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닐 것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당사자인 쌍용차 노사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까지 고통 분담을 위해 애쓰는 마당에 기계를 세운 채 한 달 넘게 노사와 노노가 갈등을 빚고 있다. 공장을 점거한 노조의 옥쇄파업으로 쌍용차는 이 달에 단 한 대도 차를 생산하지 못했고, 고작 90대를 팔았다. 매출 손실도 벌써 1,4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러다가는 회생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할 판이다.
급기야 어제는 비해고 임직원들이 공장으로 진입하다 노조와 충돌하는 바람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공권력까지 투입되는 불상사를 맞았다. 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 대신 최종안으로 제시한 무급휴직 및 우선 재고용, 희망 퇴직기회 재부여, 영업직 전환을 통한 일자리 부여까지도 "비현실적"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대로'가 현실적 방안인가. 내 고장 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평택시와 작은 기업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쌍용차가 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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