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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출판 경영인들 "책이 살아남는 방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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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출판 경영인들 "책이 살아남는 방법은… "

입력
2009.06.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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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출판 불황의 활로를 어떻게 뚫을 것인가. 100여명의 출판사 경영인들이 25일 서귀포에서 머리를 맞댔다. 2007년 국제출판포럼을 치르고 지난해에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하느라 3년 만에 열린 제28회 출판경영자세미나의 화두는 '생존'이었다.

'지식의 보관과 전달'이라는 활자매체의 독점적 권위가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흔들리고 있는 데다가 경제위기가 출판계를 휩쓴 데 따른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 수인사를 나누는 출판인들의 목소리는, 반가움에서 이내 심각한 톤으로 바뀌었다.

김성룡 교보문고 대표는 책이 팔리지 않는 이유를 "책이 갖고 있는 가치와 상징적 표상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책에 대한 흥미를 북돋우기 위해 시도하는 마케팅이 책을 들러리로 만드는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며 "책이 갖고 있는 시대적인 의미와 가치가 담보될 때 마케팅도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출판사ㆍ배본사ㆍ서점 등의 시스템을 연동하는 유통체계의 개선을 꼽았다.

13년째 경영자독서모임(MBS)을 이끌고 있는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혁신으로 고객을 창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책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100쪽 남짓한 미니북, 또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이북(e-book) 등을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조 교수는 특히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등 비윤리적 출판경영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 신뢰를 구축할 것"을 필수적인 과제로 지적했다.

출판진흥기구 설립 문제도 뜨거운 감자였다. 이두영 원광대 겸임교수는 "출판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ㆍ시행하는 문화부보다 더 강력한 기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전적인 책임과 권한을 지닐 수 있는 기구라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기옥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출판은 지식집약형 콘텐츠 산업임에도 다른 분야에 비해 빈약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출판을 반석 위에 놓기 위해서 기구 설립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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