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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주민들 "마을버스 막차시간 연장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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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주민들 "마을버스 막차시간 연장해 주오"

입력
2009.06.2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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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이승민(35)씨는 모임과 야근 등이 있을 때면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가기 일쑤다. 지하철 막차(오전 12시50분)보다 마을버스 막차가 50분이나 먼저 끊기기 때문이다.

그는 "간혹 모임에 참석하고 귀가 할 때면 보통 지하철 막차를 타게 된다"면서 "먼 거리를 이동한 지하철요금보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택시요금이 더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주민들이 주민불편 해소와 교통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마을버스 막차시간 연장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북구 마을버스 막차시간이 연장될 경우, 다른 자치구들에도 비슷한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마을버스운행 시간연장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위원회 회원들은 18일부터 강북구 관내 마을버스 운행시간 연장 주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지하철과 연계되는 강북구 마을버스 전체 11개 노선의 막차시간은 지하철 막차시간보다 35~50분 빠르다.

우선 이들은 22일 250명으로부터 마을버스 막차시간 연장동의 서명을 받은 데 이어 23일에는 '구청이 적극 나서 구청과 마을버스, 사업주, 운전자간 협의자리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강북구에 전달했다. 28일부터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강북구는 이에 대해 일단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막차시간 연장에 직접 관여하기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강북구 관계자는 "관내 7개 마을버스 업체에 주민들 뜻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면서도 "자치구가 이들 업체에 보조금 한 푼 주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을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업체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마을버스 업체들이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연장운행은 어렵다는 것이다.

A운수 관계자는 "자정이 넘으면 연장근로수당이 크게 늘어나 인건비 문제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운영이 힘든 데 수익이 줄어들 일을 누가 하겠냐"고 반문했다.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도 "막차시간이 업체별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조합측에서도 각각의 업체에 획일적으로 마감시간 연장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구본승 마을버스운행 시간연장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공공성 측면에서 볼 때 마을버스 운행시간의 합리적인 연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버스 한 대당 하루 수입이 26만원이 안 될 경우, 시에서 그 차액을 보전해 주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이미 공공적 성격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버스는 버스공영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교통카드 환승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서울시로부터 적자를 보전 받고 있다.

구 위원장은 "막차시간을 연장하면 자치단체에 지원확대를 요구, 마을버스업체만 손해를 감수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서명운동 등을 계속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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