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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박정규 전 수석 만취때 옷에 상품권 넣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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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박정규 전 수석 만취때 옷에 상품권 넣어줘"

입력
2009.06.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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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64ㆍ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상품권 1억원어치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정규(61ㆍ구속)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상품권을 받을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박 전 회장의 증언이 나왔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 심리로 열린 박 전 수석의 재판에서 박 전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수석이 만취해 있을 때 상품권을 옷장에 걸어뒀던 양복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박 전 수석 부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부부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밤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며 "폭탄주 15잔을 마셔 상당히 취했던 박 전 수석은 내가 무엇을 넣었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며칠 뒤 박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 '너무 많아 거북하다'며 만나자고 했으나 바쁘다는 핑계와 함께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후에도 몇 차례 전화가 걸려왔지만 아예 받지를 않았다고 박 전 회장은 말했다.

박 전 수석 측은 "지난해 3월에도 수표 1억원을 돌려주려 했으나, 박 전 회장이 '그런 일을 갖고 새삼 왜 그러느냐'고 화를 내면서 말도 못 꺼내게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박 전 회장은 "그랬던 것 같다"고 답했다.

상품권을 준 동기에 대해 박 전 회장은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연말에 부하 직원들에게 나눠주라는 뜻에서 줬다"면서도 "특별한 현안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사돈인 김정복씨의 국세청장 승진) 인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은 2004년 12월 서울 S호텔 중식당에서 박 전 회장에게서 50만원짜리 상품권 200장(1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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