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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수입 동반 감소 넉달째 '불황형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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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수입 동반 감소 넉달째 '불황형 흑자'

입력
2009.06.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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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상수지가 3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올 들어 4개월 연속 '불황형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내수 침체로 수입이 더 많이 줄면서 나타나는 흑자 형태다. 외환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닌데,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흑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흑자는 36억3,000만달러로 올 들어 2월부터 흑자가 연속됐다.

사상 최대였던 3월(66억5,000만달러)과 4월(42억5,000만달러)에 비해선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흑자폭이 줄었지만, 올해 누적 경상흑자 규모는 1~5월에만 벌써 164억6,000만달러가 됐다. 한은은 6월 경상수지도 30억달러 이상 흑자가 예상돼 상반기 누적흑자가 약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흑자도 역시 큰 폭의 상품수지 흑자(50억2,000만달러) 덕이 컸다. 5월 수입총액(230억9,000만달러)은 1년 전(작년 5월ㆍ387억달러)보다 무려 40.3% 줄었지만, 수출(281억5,000만달러)은 28.5% 감소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5월 수입은 전달과 비교해서도 39.4% 줄었지만, 수출은 27.3%만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4월 2억5,000만달러에서 5월 3억9,0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4월보다 3억달러 이상 증가한 14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한은은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한데다 신종 인플루엔자로 일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수지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대외 배당금 지급이 감소하면서 4월 8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5월 3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고, 경상이전수지는 2억8,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는 당분간 흑자기조를 이어가겠지만 규모는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향후 환율이 하향 안정되고 세계 경기가 살아날 경우, 상품과 여행수지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불황형 흑자는 조금씩 퇴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자본수지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차입금이 늘어나면서 큰 폭의 순유입을 보였다. 5월 자본수지는 67억2,000만달러 유입 초과를 기록, 사상 최대였던 2004년 11월(76억6,000만달러) 이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한동안 해외 차입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금융기관들이 대거 차입에 성공하면서 자본수지 유입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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