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이 10년 전 외환위기 사태로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뒤 처음으로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정부의 30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과 하나은행(2억8,400만달러) 등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 성공에 이은 것으로, 민간 부문의 해외자금 조달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5일 3억달러 규모의 기명식 무보증 해외 CB를 발행키로 하고 청약 및 배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권은 5년 만기로 3.25%의 액면이자율과 30%의 전환 프리미엄으로 발행되며,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 투자자들이 대상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공기업과 달리 민간기업에 대한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는 인색한 게 현실"이라며 "현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경제회복 속도가 가장 빠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만큼 민간 부문의 해외채권 발행은 앞으로 러시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KCC와 SK텔레콤이 4월 초 각각 2억5,000만달러, 3억3,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CB 발행에 성공했다. 국가 신용등급과 비슷한 수준의 신용도를 적용 받는 공기업의 해외채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달 초 뉴욕 금융시장에서 5년 만기 글로벌 본드 10억달러 어치를 6.503%의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석유공사도 지난달 2억7,000만달러 규모의 해외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한국전력공사는 5년 만기의 5억달러 규모 해외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가스공사도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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