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에다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으로 관광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일본 정부와 여행업계가 중국 관광객 유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7월부터 중국인 개인 여행자에게도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의 불법체류를 우려해 온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여행가이드를 동행한 4인 이상의 단체 관광객에 한해서만 비자를 발급해 왔다.
일본 정부는 현재 연 수입 300만~400만엔(5,000만원 안팎)을 비자 발급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발전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는 부유층 등 구매력 있는 중국인을 유치해 현재 연간 50만 명에도 못 미치는 중국인 관광객을 연간 15만명 정도 더 늘리는 게 목표다.
일본 정부는 관광청까지 발족해 2010년까지 연간 1,000만명을 목표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을 벌여 왔지만 전 세계 동시 불황으로 지난해 실제 방문자는 605만명에 불과했다. 중국인 방문의 빗장을 열어 위축된 관광에 불을 지피겠다는 계산이다.
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도 중국인 관광객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주요 백화점과 전자제품 양판점은 물론이고 주요 여행업체와 관광 명소의 점포들에서는 중국 대표적인 카드인 '인롄(銀聯)카드'에 가맹해 중국인 관광객 결제에 대비하고 있다. 여행사 니혼료코(日本旅行)처럼 '간 조기발견 검진 투어' 등 부유층의 관심을 끌만한 상품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오키나와(沖繩)현은 20일 관광담당 직원들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오키나와 설명회를 열었다. 홋카이도(北海道) 후라노(富良野)시 등이 참가하는 광역관광추진협의회도 지난해 말 상하이(上海)에서 현지 여행사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모두 267만명 남짓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6.9%가 감소했다.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상위 5개 국가ㆍ지역 중 대만 미국 홍콩 모두 감소했지만 중국만 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