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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남호, 26일 싱가포르 들를까, 미얀마 직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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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남호, 26일 싱가포르 들를까, 미얀마 직행할까

입력
2009.06.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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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갈등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군함의 추적을 받고 있는 북한 화물선 '강남호' 검색 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강남호는 북한의 2차 핵실험(5월25일)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1874호가 채택(6월 13일)된 이후 첫 적용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북한 남포항을 출항한 강남호는 25일 현재 베트남 남쪽 남지나해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정확히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존 매케인호가 계속 추적 중인 강남호는 이르면 26일 싱가포르에서 급유한 뒤 30일께 미얀마 틸라와항에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호는 정말 불법 무기를 싣고 있는 것이고, 검색은 가능할까.

일단 강남호가 싱가포르에 기항할지가 관심이다. 북한에서 미얀마까지 6,600㎞에 달하기 때문에 강남호는 대부분 싱가포르에서 중간 급유를 해 왔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이미 "강남호가 유엔 제재에 따른 금수물자를 운반 중이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1874호 17항에는 북한이 불법 무기를 '운송하는 것으로 믿을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유엔 회원국은 연료나 물자 등 각종 선박 지원 서비스(벙커링)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decide)'고 강제성이 부여돼 있다. 강남호가 싱가포르에 들어간다고 해도 불법 무기 선적이 의심되면 급유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강남호가 이전과 달리 기름을 충분히 채워 싱가포르를 지나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남호가 바로 미얀마에 입항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1874호 11항은 모든 유엔 회원국에 항구에서 북한의 화물을 검색하도록 촉구하고(call upon) 있다.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미얀마가 강남호를 검색하지 않는다 해도 결의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유엔 결의를 어긴다는 부담 때문에 미얀마가 형식적으로 검색을 한 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 미얀마는 2007년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 적이 있다.

만약 강남호가 실제로 무기를 싣고 있지 않을 경우에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강남호의 경우 그동안 미사일이나 중화기 등 북한의 무기류를 수출하는 주력 선박으로 인식돼 미국의 1급 감시대상이었다. 이를 아는 북한이 경거망동하지는 않았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강남호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찾겠다는 의도보다는 1874호에 따라 북한을 오가는 모든 화물을 감시하고 있으니 함부로 확산 시도를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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