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할아버지 또는 아버지의 대(代)를 이어 주한미군에 복무 중인 미군 장병들이 6ㆍ25전쟁 발발일을 맞아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미 8군사령부의 제럴 딘 보워즈(54) 여군 준위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주한미군으로 복무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 버나드 시젤(79)씨는 전쟁 당시 헬기 정비병으로 참전했고, 보워즈 준위 역시 현재 같은 헬기 조종정비 장교로 일하고 있다. 시젤씨는 22살이던 1952년말 6ㆍ25전쟁에 참전, 미 8군 예하 13헬기 중대에 배치돼 헬기 정비병으로 근무한 뒤 54년 귀국해 무공훈장을 받았다.
77년 병사로 입대해 81년 장교로 임관한 보워즈 준위는 33년간 조종정비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UH-1H, UH-60, AH-1, OH-6/58, C-12, C-23 등 7개 기종의 정비 설명서를 달달 외울 정도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86년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87년과 2003~2005년에도 주한미군으로 복무했으며 올해 2월부터 네 번째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 동안 태권도 2단, 해동검도 1단을 취득했고,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와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최근 태권도 지도에 대한 공로로 의정부 태권도협회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보워즈 준위는 "한국에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후, 훌륭한 자연이 있고 특히 아버지가 참전한 나라여서 매우 애정이 가는 나라"라며 "2011년까지 한국 근무를 연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아버지로부터 한국은 참 가난했고 어려운 전쟁을 겪었지만 전쟁 속에서도 인내할 줄 알고 긍정적이며 희망을 품은 좋은 나라"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소개했다.
보워즈 준위와 같이 대를 이어 한국에서 근무 중인 미군 장병은 70여명에 이른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아버지도 52년 4월부터 1953년 4월까지 참전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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