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경기 도중 손목에 녹색밴드를 착용했던 이란 축구대표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4일 이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대표팀의 알리 카리미(31), 메디 마다비키아(32), 호세인 카에비(24), 바히드 하세미안(33) 등 선수 4명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손목에 녹색밴드를 두르고 출전했다. 녹색은 최근 이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상징 색상이다.
카리미 등은 경기장에서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지에 따라 전반전을 마친 뒤 밴드를 풀었다. 이란은 이 경기에서 후반 36분 박지성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기록,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 정부는 경기 직후 선수들에게 녹색밴드를 착용한 이유 등을 추궁하며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선수들이 나이가 많아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다고 전해졌지만 사실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데 대한 보복이 아니겠느냐"고 보도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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