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비만은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오해한다. 특히 운동만으로 살을 뺄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게 먹어야 살을 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식욕을 억지로 자제하려고 드는가 하면 참을 수 없는 식욕에 대해 필요 이상 죄책감을 느끼고 다이어트에 실패하면 그 모든 책임을 '내 의지가 약한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식욕은 인간 의지로 참아낼 수 없다. 식욕은 인간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자율신경(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자율신경이 단순히 배가 고플 때만 식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하면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당이 상승하며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오르는 등 몸을 상하게 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때 더 이상 몸이 상하지 않도록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이 부교감신경을 항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식욕을 유발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어 포만중추를 자극하면 뇌에서 엔돌핀과 세로토닌이라는 기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실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힐 목적으로 식욕중추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기분 좋은 자극에 중독돼 있으며 특히 식욕을 참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중독에 더 빠져있다고 보면 된다. 즉, 식욕은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방어수단이자 생리현상이다. 따라서 식욕을 억지로 참을 수도 없지만 참아서도 안 된다.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 마저 없애면 살은 빠질지 모르지만 몸은 망가진다.
결국 우리 몸은 스트레스→교감신경 항진→식욕중추 자극→과식 또는 폭식→포만중추 자극→부교감신경 항진→스트레스 해소→체중 증가 수순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메커니즘으로 인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살을 빼려면 살이 찔 수밖에 없도록 이미 프로그래밍이 돼있는 우리 몸의 생리적 구조(체질)를 바꿔야 한다.
이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1단계가 '23일 절식요법'이다. 23일간 서서히 음식을 줄이다가 음식을 완전히 끊는 단식을 함으로써 우리 몸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음식을 끊으면 우리 몸은 살아 남으려고 몸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려 노력하는데 이때 몸에서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이 몸 속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다.
이 과정을 거쳐 노폐물과 독소가 빠지면 몸 속 장기와 혈관이 깨끗해지면서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기초대사율이 높아지고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이 저절로 싫어지는 등 입맛도 바뀌게 된다. 그리고 노폐물과 독소가 완전히 빠지면 체지방이 연소되면서 몸무게의 10%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1단계 절식요법으로 몸을 정화하고 10% 체중감량한 뒤에는 건강한 제철음식으로 깨끗해진 몸을 채움으로써 체질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2단계 '체질식이요법'이다.
체질성형 1단계를 거치면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은 저절로 싫어지므로 제철재료만 잘 조리해 먹으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제철음식은 정상치를 벗어날 정도로 많은 노폐물이나 독소를 만들지 않으므로 다소 과식해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이렇게 몸을 깨끗이 정화하고 몸에 좋은 음식으로 체질을 바꿔나가더라도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하고 생체리듬에 어긋난 생활을 하면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체질성형의 마지막인 3단계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단계'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생체리듬에 맞는 생활을 하면 자율신경의 길항작용이 순조로워 비정상적인 식욕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신현대 해담한의원원장·전 대통령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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