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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안애순 신작 '불쌍'/ 불상 앞에서 어우러진 동양의 춤사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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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안애순 신작 '불쌍'/ 불상 앞에서 어우러진 동양의 춤사위들

입력
2009.06.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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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이 어쩌다 불쌍해졌을까. 25, 26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무용가 안애순의 신작 '불쌍'은 그 이유를 돌이켜보는 풍자다. 그러나 어둡지는 않고 밝고 익살스러울 것 같다.

그는 몇 년 전 프랑스 파리의 '부다 바'(Buddha Bar)에서 마주친 불상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부다 바는 불교의 상징인 불상을 원형을 알 수 없는 팝아트 조각으로 변형해 인테리어나 가구로 쓰는 고급 레스토랑. 1996년 파리에 처음 등장한 이래 동양적 분위기의 음악과 실내장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로 확 퍼졌고 한국에도 상륙했다.

서양인들의 이국취미와 오리엔탈리즘이 낳은 현상이라 하겠다. 부다 바에서 불상은 종교적 의미는 없고 장식물로 소비될 뿐이다. 본래 우리 것이었으나 서양으로 건너가 요상하게 변한 것을 최신 유행으로 수입하는 현실은, 아닌 게 아니라 불쌍하다.

불상을 매개로 서로 다른 문화의 만남과 그로 인한 변형, 혼성모방, 수용, 충돌을 다루는 이 작품은 하이브리드(hybridㆍ변종, 혼성)를 표방하고 있다. 이 작품이 구사할 몸짓 언어도 다국적 다문화다.

안애순이 꾸준히 해온 한국 전통 춤사위의 현대화 작업을 기본으로 깔고, 인도 전통무용 카탁, 한국의 진도북춤과 입춤, 중국의 전통무예 달마 18수, 몽골과 일본의 민속춤을 활용해 새롭고 실험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키치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설치미술가 최정화, 한국 최고의 힙합 DJ 소울스케이프가 함께 한다. 최정화는 가면을 쓴 다양한 불상들을 무대 위에 늘어놓아 작품에 재미와 유머를 보태고, 소울스케이프는 홍대 앞 클럽 파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흥겨움을 연출한다. 안애순무용단ㆍLG아트센터 공동제작. 문의 (02)2005-0114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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