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피해자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씨의 친형 도오루(透ㆍ54)씨가 18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제재에만 의존하지말고 대화와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생은 일본 주오(中央)대 3학년 재학 중 니가타(新潟)에서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24년간 살다 귀국했다.
도오루씨는 이날 일본기자클럽 강연에서 "(일본) 국민이 제재 일변도가 돼 있으나 제재를 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꽉 막힌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교섭으로 축을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해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이 북한의 목적"이라며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북한이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의 강경파가 권력을 쥐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재를 결정한 당사자는 어디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인가"며 돌발 사태에 대한 불안감도 표시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일본에서 금전을 얻어내려고 안달인데 금전은 사탕도, 채찍도 되므로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일본에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정치인도, 외교관도 없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가 말하는 납치, 핵, 미사일 문제의 포괄적 해결은 자기 형편에 맞춘 말에 지나지 않는다"며 "핵이 해결되면 납치도 해결된다고 피해자 가족들을 인식시키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오루씨는 북한에 납치된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1997년부터 납치피해자가족연락회 사무국장을 지내며 줄곧 대북 제재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납치 좌우의 벽을 넘어선 싸움으로> 등 저서를 통해 강경일변도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납치>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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