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짧은 바지를 입고 직장에 나가는 남성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더운 여름에도 남성의 반바지란 해변과 같은 휴양지나 친구들끼리 만나는 편한 자리에나 어울리는 캐주얼 의상이었다.
하지만 밑단을 접어 올린 '롤업 팬츠'가 올 여름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남자는 무조건 긴 바지'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밑단을 올려서 9부 길이로, 짧게는 5부까지 입는 롤업 팬츠는 10대 가수인 샤이니, 배우 권상우 윤상현 등이 즐겨 입으면서 뜨기 시작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패션홍보 담당 박지영 대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패션 리더만이 선호하던 롤업 팬츠가 올 여름에는 하루에 300장씩 나갈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주소비자층은 10대에서 30대의 남성들"이라고 말했다.
하체에 달라붙은 스타일인 롤업 팬츠는 스키니진과 마찬가지로 마른 체형에 어울린다. 하체에 살이 있는 남성이 입으면 자칫 '모내기 패션'처럼 보인다. 주머니 등 군더더기 장식을 최대한 줄여 단순한 멋을 살린 제품이 많으며 흰색, 베이지색 면바지와 청바지가 기본이다.
9부부터 5부까지 다양한 길이의 바지들이 나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것은 발목을 살짝 드러내는 9부다. 보통 길이의 바지 밑단을 2㎝ 폭으로 두 번 접어 9부 길이로 입는 것이 일반적인 연출법이다. 하지만 두꺼운 데님을 여러 번 접어 입으면 무거워 보인다. 다리가 두꺼운 편이라면 보다 짧게 나온 7부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여름을 맞아 분홍, 노랑, 연두 등 밝은 색으로 화사한 멋을 살린 바지도 많이 나와있다. 튀고 싶은 남성이라면 파스텔 색 롤업 팬츠를 시도해 보자. 청으로 된 롤업 팬츠를 입으면 복고 느낌을 줄 수 있다. 캐주얼한 느낌을 줄이고 싶다면 흰색 셔츠와 벨트, 보타이(나비 넥타이)와 함께 입자.
발목과 발이 드러나는 롤업 팬츠를 입을 때는 긴 바지를 입을 때보다 신발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구두를 신느냐 운동화를 신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
끈이 달린 단화, 슬리퍼, 하이탑 운동화(발목위로 올라오는 운동화), 슬립온(실내화 같이 생긴 운동화) 등이 롤업 팬츠에 어울린다. 소개팅처럼 '격식'이 요구되는 자리에는 가죽 단화를 신으면 캐주얼한 분위기가 덜하다.
반면 간편한 복장을 하고 싶다면 청 롤업 팬츠에 흰색 캔버스화나 슬립온을 신자. 슬립온에는 양말을 신지 않는 것이 보기에 좋고 캔버스화에는 발목 양말이 맞다. 해변이라면 슬리퍼도 무방하다. 슬리퍼는 밝은 색보다 갈색과 카키색 등 어두운 색이 어울린다.
멜빵을 함께 착용하면 경쾌한 느낌의 색다른 연출이 가능하다. 상의와 하의는 단순한 디자인을 입어 멜빵에 시선이 가게 하자. 천으로 만든 큰 가방을 함께 메면 멋스럽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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