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세계화하는 가장 빠르고 손쉬운 방법은 외국인들이 직접 한식을 먹어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적인 홍보 이벤트가 중요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외식경영학회(회장 고재윤ㆍ신희윤)가 '글로벌 음식문화 속에서 한식세계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2차 춘계학술심포지엄이 20일 경희대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열렸다.
한국일보사와 농림수산식품부, (사)한국음식업중앙회 등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현지에서 돌솥비빔밥 전문음식점 '안녕' 백반 전문 '배고파' 등 7개의 브랜드로 연매출 70억 엔(약 915억원)을 올리는 주식회사 토탈프로시스템(TPS) 나가타 카즈야(長田一也ㆍ44)대표가 참석해 자신의 한식 음식점 '성공체험담'을 들려줘, 방청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1988년 일본 중앙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도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유명 레스토랑 오너로부터 점포의 매니저를 맡아주거나, 미국으로 건너가 외식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하라는 두 가지 제안을 받았다.
고민 끝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큰 좌절을 맛봤다고 회상했다.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던 당시 한국인 룸메이트 박(朴)군이 만들어준 한식을 맛보고 나서 새로운 희망을 느꼈다는 그는 곧장 짐을 싸 일본으로 되돌아 왔다.
한식을 일본 전역에 소개하겠다는 소명의식으로 바뀐 그 '희망'은 그가 1999년 4월 후쿠오카(福岡)에 10평 남짓한 돌솥 비빔밥 전문점 '안녕' 1호점을 개설, 첫 달에 매출 1,600만 엔을 올리며 현실화됐다.
"돌솥비빔밥을 처음 맛 봤을 때 밥 위에 올려진 토핑(topping)의 화려함, 어머니가 차려준 듯 한 맛, 비벼 먹는 재미를 잊을 수 없었어요. 비빔밥처럼 미각, 시각, 청각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요리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 보기 힘듭니다."
돌솥 비빔밥의 매력에 사로잡힌 그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천연석을 구해 '안녕' 전용 돌솥과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나무 받침, 최대 350도까지 오르는 화력으로 3분 이내에 비빔밥을 완성할 수 있는 오븐 등을 개발했다.
그의 한식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중국 푸젠성(福建省)까지 진출, 비빔밥의 식재료인 나물을 키우는 농장과 이를 가공해 진공 포장하는 공장까지 설립했다. "고추장은 한국, 쌀은 일본, 나물은 중국, 소고기는 호주산이니 그야말로 글로벌 비빔밥이라 할만 하죠."
연간 돌솥비빔밥 400만식, 냉면 200만식 이외에도 부침개를 일본의 대표적 간식 중 하나인 타코야끼로 변형해 10만개 이상을 팔아치우는 그는 "삼계탕, 감자탕, 삼겹살, 순두부 등의 요리도 일본 시장에 곧 선 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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