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검찰총장에 천성관(52) 서울지검장, 국세청장에 백용호(53) 공정거래위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정부는 두 내정자에 대해 조만간 국회에 인사청문 절차를 요청할 계획이다.
천 검찰총장 내정자는 충남 논산 출생으로 올 1월부터 서울지검장으로 재직하며 MBC PD수첩 수사를 지휘했다. 백 국세청장 내정자는 충남 보령 출생으로 이화여대 교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등을 거쳐 대선기간 이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을 맡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천 내정자 발탁배경에 대해 "법질서 확립의 소신이 분명한 분으로 검찰 분위기를 일신,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백 내정자는 공정거래위원장 재임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정거래 업무를 선진화시켰고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면서 "국세행정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로 판단돼 기용됐다"고 말했다.
두 내정자는 검찰과 국세청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카드로 박연차 세무조사와 수사,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와중에서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흔들리고 있는 두 권력기관의 조직 분위기 일신과 쇄신을 도모하기 위해 발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천 내정자는 사시 22회로 전임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3기나 후배이기 때문에 20~22회 검찰 간부 중 상당수가 물러나는 세대교체 성격의 대폭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백 내정자도 학자 출신의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전임 국세청장들이 줄줄이 구속되거나 추문에 휘말려 국민 신뢰를 잃은 국세청의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천 내정자가 MBC PD수첩 수사 등을 지휘한 공안통이고 백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정치권 안팎의 요구에 순응하기보다는 법질서 확립 등 기존 국정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역적으로는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이 경북 출신인 원세훈 국정원장, 강희락 경찰청장과 충청 출신인 두 내정자가 양분하는 구도가 됐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검찰과 국세청의 일신(一新)에 주안점을 둔 인사"라며 "검찰의 경우 전 정권에서 중용된 인사들을 대거 물갈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국세청은 대통령의 측근을 통한 조직기강 다잡기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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