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인턴사원 680명을 선발하면서 80% 가량인 55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했다. 재계 3위인 LG그룹의 결정은 다른 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위기 이후 청년 실업이 최대 현안이 된 상황에서 대기업이 고용 창출에 솔선수범하는 것은 실업난 해소는 물론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미래의 호황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사례는 청년 실업을 줄이는 임시방편으로 활용된 인턴 채용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도 중요한 전기가 됐으면 한다. 민간기업과 공기업 등은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부응해 임직원 임금 삭감 및 동결을 통해 조성된 재원으로 인턴사원 채용을 늘려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기업 중 인턴을 채용하거나 뽑을 계획을 세운 곳은 161곳에 채용규모 2만5,293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인턴사원의 절반 이상이 팩스 전송 등 단순 보조업무에 투입됐다가 수개월 후 다시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LG방식은 인턴이 근무실적에 따라 정규직 취업의 가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만하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데는 대기업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물론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체질을 개선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부채비율이 낮은 데다, 고환율에 힘입어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업종에서 선방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다.
더구나 하반기에는 정부로부터 정원 축소와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신규 채용을 거의 중단하고, 인턴사원 채용도 종료할 계획이어서 취업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대기업의 고용안정 협력과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30대 그룹은 여력이 있는 한 인턴 및 신규 사원채용을 당초 계획보다 늘려 거리를 헤매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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