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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원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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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원종옥'

입력
2009.06.2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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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학이 널리 사랑받는 학문은 아니잖아요. 예쁜 화학, 재미있는 화학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원종옥(46) 세종대 화학과 교수가 서양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이다미디어 발행)를 펴냈다. 보석이 얼마나 아름다운 '화학의 꽃'인지, 보석을 착용하고 있는 그림 속 인물들의 숨겨진 사연을 통해 소곤소곤 속삭이는 책이다.

미혼인 그가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미국 유학 시절. "밤에 갈 데라곤 11시에 문 닫는 서점밖에 없었어요. 처음엔 영어책이 어려우니까 그림책을 주로 들춰보곤 했죠. 그러다 보니 해외 학회에 갔다가 시간이 남으면 자연스럽게 미술관으로 발길이 가더군요."

화학자의 눈에 포착된 그림 속의 보석들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기에 앞서 마음을 전하는 하나의 언어였다. 로베르 르페브르가 그린 '마리 루이즈 황후'에선 아들을 낳아준 고마움을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전달한 나폴레옹의 마음을 읽어내고, 앵그르의 '마담 드 세농의 초상'에서는 다이아몬드, 루비, 페리도트, 아쿠아마린 등 보석 반지를 주렁주렁 끼고 있는 여인을 통해 사랑과 행복, 지혜, 풍요, 명성, 품위, 보호 등 보석이 상징하는 미덕을 한꺼번에 안겨주고 싶었던 연인의 사랑을 풀어낸다.

앙리 4세의 정부를 그린 '가브리엘 데스트레 자매'에서 주인공이 약속을 상징하는 사파이어 반지를 끼지 않고 손가락으로 잡고 있는 건 교황으로부터 왕비와의 결혼 무효 판결을 받아내지 못했기 때문.

책은 월별 탄생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들을 통해 풀어낸 후 각 보석의 화학조성을 비롯해 종류, 착용 및 보관 방법을 덧붙였다. 엄마와 딸이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화학 지식을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그림 읽는 화학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보석이 무엇인지 물으니 "오팔"을 꼽는다. "오팔은 자연이 빚은 나노 기술의 결정체"라고. "오팔은 해변의 모래를 나노 사이즈로 뭉쳐놓은 거예요. 그래서 준보석으로 밀려났지만 화학자의 입장에선 가장 애착이 가죠." 그리고 쑥스럽게 덧붙이는 말. "그래도 가장 좋은 보석은 역시 결혼반지로 쓰이는 다이아몬드 아닐까요, 하하."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사진=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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