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분위기 쇄신에 적합한 인사"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낸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측근인사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1일 "천 내정자는 검찰을 개혁하고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고, 백 내정자도 실패로 끝난 국세청 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천 내정자를 발탁하는 파격인사로 검찰이 국민에게 새롭게 비춰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고, 윤상현 대변인은 "백 내정자가 전문성과 참신성을 바탕으로 국세행정의 선진화를 이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천 내정자는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공안정국을 지속시키려는 정권의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며 "백 내정자도 능력과 자질을 고려한 인사인지 의문"이라고 깎아 내렸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검찰이 공안통치에 휘둘려 또다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백 내정자는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속내가 재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인사보다는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우선"이라고 했고,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국민 소통을 거부하는 이 대통령의 고집을 또다시 보여준 인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 앞에서 대통령이 인사 시위를 하고 있다"고 했고,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권력기관을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만들겠다는 술수"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 쇄신은 국면 전환용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국정 운영과 국민 통합을 알리는 청신호가 돼야 한다"며 조속한 인적 쇄신 단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쇄신안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국정 동반자 약속 이행 재천명과 실천 ▲쌍방향의 민주적 당ㆍ정ㆍ청 관계로 전환 ▲정무장관 신설 ▲조기 전당대회 등을 제시하는 한편, 박희태 대표가 이 같은 내용을 이 대통령에게 건의한 뒤 용퇴할 것을 요구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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