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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당신의 북한소식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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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당신의 북한소식통은

입력
2009.06.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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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북한 소식통으로 통하는 60대를 소개 받았다. 한 변경무역상 지인이 그를 소개했다. 무역에 종사한다는 그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것 말고는 자신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최근 그와 만났는데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끝에 핵 문제로 경색된 한반도 분위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로 급부상한 3남 김정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순간 이 인사는 갑자기 입을 다물었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그가 지인을 통해 전화연락을 해왔다. 만약 북한 소식을 듣고 싶으면 3,000위안(60만원)을 봉투에 넣어 나오라고 했다. 북한 정보를 얻고 싶으면 그 정도의 대가를 치르라는 것이었다.

북한 정보 습득의 어려움

중국에서 얻을 수 있는 북한 정보는 돈과 시간의 산물이다. 북한 내부의 단면을 보여주는 정보를 얻어도 즉각적인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정보로 북한의 실상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어떤 정보를 기사화하려면 또 다른 정보라인을 통해 사실을 재차 확인하고 상상력과 부단한 유추 노력을 거쳐 그럴 듯한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한 북한 기사가 뻥튀기이거나 '아니면 말고'식으로 끝나는 것도 이 같은 취재의 어려움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뭉텅이의 북한 소식은 고급 정보라기보다는'카더라'식 미확인 소문이 그럴 듯하게 포장된 게 대부분이라는 것이 현지 정보 수집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북한이 핵실험 이후 엄격한 내부통제에 나서면서 정보원 역할을 했던 탈북자가 급격히 줄었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주재원이나 무역일꾼들은 아예 대외접촉을 피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은 정보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단둥과 선양에서도 신의주 일대를 오가는 대북 무역상들로부터 기껏 귀동냥이나 할 수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선양 등 동북 3성과 베이징에도 북한 정보를 팔겠다는'북한소식통'이 난무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이들의 말에 살을 붙여 기사화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언론들은 어떤가. 최근 일본 신문들은 김정운 관련 기사를 연일 1면 머릿기사로 다루고 있다.'김정운이 지난 10일 극비리에 방중, 후진타오(胡錦濤) 중국주석과 회담했다''그 자리에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동석했다''김정운이 북한 국방위원회에서 위원장 대행으로 직무를 보고 있다'는 등 김정운 관련 소식이 꼬리를 물고 있다. TV아사히는 멀쩡한 한국인의 사진을 김정운으로 둔갑시켰다.

중국의 비판 "소설같은 보도"

중국 정부의 입장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베이징 주재 외국 특파원들에게 "최근 (김정운 관련) 일련의 보도와 관련해'창호지에 구멍을 뚫듯이' 말하면 그런 상황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들 보도는 007 소설을 읽는 것 같고 다음 편에는 또 어떤 소설을 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기지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김정운의 믿을 만한 사진 한 장 입수하지 못할 정도로 정보력이 약한 한국과 일본의 언론들이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통해 양산하는 기사가 중국으로선 한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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