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김경은(50ㆍ가명)입니다. 2년 전 해외펀드에 모두 7,000만원(일본펀드 2,000만원, 글로벌 리츠펀드 3,000만원, 동유럽펀드 2,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최근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률 회복이 느려 환매를 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환매를 해야 한다면 언제 하는 게 좋은지요? 환매를 해서 다른 펀드로 갈아탄다면 어느 펀드가 좋을까요?
A) 최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자 '펀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는 환매를 결정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수익률에 얽매이기 보다는 향후 장기적 전망을 고려하여 전액 또는 일부 환매 후 재투자를 통해 수익률 제고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익률이 극히 저조한 펀드를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중장기 투자 전략을 세우고 국내외 경제상황과 증시 여건을 고려 적극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거 성과보다 미래 전망이 중요
가입한 펀드의 과거 3년간 성과를 점검하여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강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면 환매 또는 비중 축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 수익률이 부진했기 때문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펀드들을 우수한 성과가 기대되는 펀드로 과감하게 교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펀드 투자 전략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최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펀드 신규 거래를 위해서는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먼저 파악한 후 펀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안정형 투자자라면 현재 갖고 있는 펀드를 분할 매도하고 대신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회전정기예금과 같은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가 조정기를 활용하여 주식형 펀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자산 배분 비중이 정해졌다면 자산 재배분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의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동일 시장 안에서도 자산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선진국보다 신흥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펀드 비중이 50% 이상이고 선진국 비율이 높다면 50% 이하로 축소하고 대신 국내펀드 비중을 늘리는 편이 낫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전망과 예측이 국내 시장보다 훨씬 더 어렵고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대안펀드 등 관심
또 올해 중국 증시가 연초 이후 16%가량 상승하면서 중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비교적 잘 버티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기회를 포착한 후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중국 펀드에 접근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도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공급을 계속한다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자산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달러약세,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대안으로 원자재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장기 성과 부진 펀드를 과감하게 교체하고 유동성 자산을 확보한 뒤에는 바로 새 펀드에 가입하기보다 조정 국면에서 분할 매수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종태 신한은행 WM사업부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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