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한우'의 본고장인 강원 횡성에 위치한 D농협. 주변엔 '청정 횡성 한우를 꼭 확인하세요'라는 플래카드가 당당히 내걸려 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이 지역농협이 도축, 판매한 쇠고기는 957톤. 무려 2,355마리에 달했다.
'횡성 한우'라는 이름표를 붙인 이 쇠고기는 서울ㆍ인천ㆍ경기 지역에 있는 농협한우직거래판매장, 음식점, 육가공업체 등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하지만 이 중 3분의 2를 넘는 687톤(시가 128억원 상당)은 가짜 횡성 한우였다. 204톤은 주로 경기, 영ㆍ호남, 충청 등 다른 지역산 쇠고기로 확인됐고, 특히 나머지 483톤은 아예 생산지나 사육지를 확인할 수 없는 쇠고기로 밝혀졌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1년2개월 동안 가짜 횡성 한우를 대량 유통해 온 강원 횡성 D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판매 관계자 13명을 형사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농관원 관계자는 "D농협은 다른 지역산 소나 생산지가 확인되지 않은 소를 구입해 짧게는 10일, 길게는 2~4개월 정도 사료를 준 뒤 '횡성 한우'로 둔갑시켜 팔아 왔다"며 "통상 횡성 한우는 다른 고급 브랜드 한우와 비교해서도 ㎏당 1만원 정도 비싸게 팔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원산지 위반 사실을 인지해 조사를 해왔다"며 "하지만 시중에 유통된 가짜 횡성 한우는 이미 모두 소비가 된 뒤라 회수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원 횡성 관내에는 5개의 지역 농ㆍ축협이 있는데, 이번에 적발된 D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농ㆍ축협에서는 원산지 위반 사실이 적발되지 않았다. 농관원 측은 타 지역에도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유명 브랜드 한우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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