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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국립미술관 특별전시실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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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국립미술관 특별전시실서 개막

입력
2009.06.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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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과 쓰촨(四川)성에서 티베트를 지나고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이어지는 옛 교역로인 차마고도(茶馬古道). 주로 차와 말이 거래된 이 길은 최근 또 하나의 동서 문화 교역 루트로 주목받고 있다.

KBS가 2007년 방영한 다큐멘터리 '차마고도'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고, MBC 드라마 '선덕여왕'은 선덕여왕이 어린 시절 서역의 캐러밴들 사이에서 자란 것으로 설정해 이 지역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이 옛길에 스민 주민의 삶과 독특한 문화를 조명하는 전시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16일 개막했다. 박물관 소장품을 비롯해 화정박물관, 통도사 성보박물관, 대원사 티벳박물관, 실크로드박물관 등에서 대여한 유물 200여 점을 모았다. 복식 및 장신구, 차통과 다관 등 차 관련 유물, 불교 조각과 공예품 등이 주를 이룬다.

전시는 관람객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꾸몄다. 캐러밴을 이끄는 한 마방(馬幇)이 티베트의 라싸를 출발, 윈난과 쓰촨에서 차를 구입해 귀향했다가 다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가는 일정을 따라가게 된다. 이 마방은 오체투지로 불교 성지인 샹그릴라를 찾아 종교적 희열을 경험한 뒤 환생을 믿는 죽음을 맞이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티베트인들이 교역길을 떠나기에 앞서 돌리던 '마니차'를 만날 수 있다. 마니차는 금속이나 나무로 만든 통의 내부에 경전을 넣은 것으로, 티베트인들은 이것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이 공덕이 쌓인다고 믿는다.

티베트인에게 가장 귀중한 동물이었던 야크와 관련된 물품도 많다. 티베트인들은 이동수단과 식량원으로 야크를 이용했을 뿐 아니라, 그 젖으로 버터를 만들어 차를 끓였고, 털로는 옷을 만들었으며, 가죽으로 천막을 만들었다.

전시된 불상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14세기 네팔의 금동관음보살입상.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들인 것으로, 몸의 곡선이 부드럽게 휘어진 독특한 형태의 불상이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스웨덴 탐험가 스벤 헤딘(1865~1952)이 1906년부터 3년간 촬영한 티베트 사진이 걸려 차마고도 지역 소수민족들의 풍속과 풍경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8월 16일까지.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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