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도입한 대학이 크게 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2007년 이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각 대학이 해외 선진 대학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꾸준히 준비해 온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입시 판도를 좌우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입 업무를 관장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통 전형절차 및 전형요소, 대학ㆍ대교협의 활동방안을 제시하는 등 제도 정착에 주력하는 모습이어서 수험생들의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 50여개대 입학사정관제 시행
올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도입한 대학은 총 50여개이다. 독자적으로 전형을 실시하는 12개 대학 외에 39곳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총 4,500여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2009학년도에 16개 대학이 입학사정관 모델을 적용한 점을 감안하면 전형 방법과 모집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다.
명칭부터 다양해졌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입학사정관이 평가 과정에 일부 참여하는 경우와 입학사정관 전형을 별도로 시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한양대의 입학사정관 전형처럼 전형 이름 자체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학은 특별전형에 입학사정관을 참여시키는 형태로 신입생을 뽑는다.
성균관대는 1차 수시모집에서 학업우수자 전형을 제외한 모든 특별전형(글로벌리더, 과학인재, 동양학인재전형 등)에 입학사정관이 일정 부분 평가를 담당한다.
입학사정관이 100% 전형을 진행하고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류 평가나 면접 단계에 참여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 실사를 나가는 식이다. 거의 모든 대학이 전공 특성과 관련한 심층 면접은 해당 교수의 역할이 크거나 교수가 입학사정관을 겸임하는 형태가 많다.
■ 4단계 절차 통과해야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서류 및 면접 평가를 바탕으로 논술이나 어학 성적을 반영하는 등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맞는 전형요소가 추가된다. 대교협이 5월 발표한 공통 평가절차를 보면 '사전공지→ 서류심사→ 심층면접ㆍ토론→ 최종선발'의 4단계를 거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전형은 서류와 면접이다. 서류평가에는 특기(학업 관련 수상, 어학 능력 등)ㆍ학업 능력(교과 성적, 학업 관련 활동 등), 교과외 활동(주요 봉사활동, 특별활동, 출결 사항 등), 기타(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항목이 포함된다.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은 대학은 물론 개별 전형에 따라 비중을 달리한다.
면접은 1대 1 개인면접, 1대 다 면접, 집단 토론, 과제 발표 등 다양한 형태로 시행된다. 1회 면접으로 끝나는 곳도 있지만 다단계 면접을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건국대 자기추천 전형은 1박2일 합숙을 통해 개인면접, 집단토론 등을 심층적으로 실시한다.
■ 서류, 면접 비중 크나 학생부도 중요
서울 주요 대학의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 요강은 서류, 면접 평가를 토대로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수학능력 시험 성적을 활용하는 형태로 짜여져 있다.
서울대는 최근 2011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 선발 인원을 전체 모집정원의 38.6%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시 '기회균등선발 전형'(140명) 등 총 328명을 뽑는다.
고려대는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학생부 우수자ㆍWORLD KUㆍ세계선도인재ㆍ과학영재 등)으로 875명을 선발한다. 올해 신설된 세계선도인재 전형은 어학 성적 비중이 40%에 달하며 심층면접에서 당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34.5%에 해당하는 609명을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 뽑는다. 지난해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난 수치이다. 서강대는 수시는 물론 정시모집에서도 입학사정관을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이 주요 평가자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가톨릭대 잠재능력우수자 전형(1단계 서류 100%, 2단계 서류 60%+ 인터뷰ㆍ토론 40%)은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나, 경희대 과학인재 전형(학생부 20%+ 논술 40%+ 서류 40%)은 논술의 비중이 높다.
또 아주대 글로벌리더 전형(1단계 학생부 100, 2단계 학생부 80%+ 면접 20%), 연세대 진리자유 전형(1단계 학생부 100%, 2단계 서류 90%+ 면접 10%) 등은 학생부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교과 성적이 낮다면 1단계 통과 자체가 어렵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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