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캔버스에 유화, 65x54㎝, 개인소장
풀밭에 몸을 기댄 두 소녀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위로 배 몇 척이 지나가고, 해변에서는 여인들이 꽃을 꺾고 있다. 소녀들은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있지만 충분히 그들의 표정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너무나 부드럽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분홍색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쓴 소녀들의 모습까지도 마치 자연의 일부분처럼 느껴진다.
이 그림은 자연과 인간이 융화되어 살아가는 이상적 세계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르누아르의 예술철학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르누아르는 두 소녀가 피아노를 치거나 책을 읽거나 목욕을 하는 등,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그렸다. 그에게 그 소녀들은 현실 자체이기보다는 행복의 상징이었다.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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