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된 지 9주년을 맞은 15일 정치권은 온종일 공방을 벌였다. 6ㆍ15선언에 대한 평가도 상반됐고, 지금의 뒤틀린 남북 관계에 대한 해법도 전혀 달랐다.
한나라당은 6ㆍ15선언의 의미 자체를 깎아 내렸다. 박희태 대표는 이를 "망각 속의 합의"라고 폄하했고, 공성진 최고위원은 아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욕구와 김정일의 핵무기 야욕이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맹비난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정상 간의 성급한 선언은 단지 이벤트에 불과했다"며 "이로 인해 고조된 국민의 통일 염원은 핵무기에 대한 공포로 되돌아 왔다"고 비판했다.
당연히 현재의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강경 주문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전제 위에서 공동선언이 합의됐는데 북한이 이를 깨지 않았냐"며 "북한의 잘못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남북 간 모든 합의를 부정하며 적대적 도발을 일삼아온 것이 누구냐"며 "공포를 팔아 돈벌이를 하는 자에게 굴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6ㆍ15선언의 정신 계승을 강조하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9년 전 우리는 희망의 빛을 보았지만 오늘은 남북 관계가 천길 낭떠러지 위에 와 있다"며 "그런데도 이 대통령이 라디오연설에서 6ㆍ15선언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남북 문제에 대해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남북대화를 마다하고 검색하기">6자회담에 복귀 안하고 핵실험을 하는 북한의 잘못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현 정권의 무책임, 무소신, 무대책도 상황 악화에 책임이 있다"며 "북한의 핵 포기, 6자회담 복귀가 목표가 돼야지 북한을 고립ㆍ봉쇄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남북 관계가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 내몰린 출발점에 이 대통령이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때에 이명박 정부가 6ㆍ15선언을 원천적으로 부정함으로써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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